최근 몇 주에 걸쳐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주제로 다뤘었는데요. 오늘은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위한 유저 리서치 과정 역시 다양한 사용자들과 소통하고 포용적일 수 있도록 하는 인클루시브 리서치 방법론에 대해 학습해보았습니다. 다양한 접근성 요구(access needs)를 가진 사용자들의 경험을 어떻게 포착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지 사례들을 위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뉴로다이버전트 포용
연구자 엘리는 의료와 장애 분야의 배경을 바탕으로, 신경다양인들이 일터에 접근하고, 직장에서 지원을 받는 과정을 연구하며, 다양한 접근성 요구를 가진 참여자들을 최대한 포용하기 위해 리서치 방법을 유연하게 설계했습니다.
자폐성 참가자들과의 인터뷰를 위해 1:1 대면, 화상, 전화, 텍스트 기반 채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터뷰 형식을 제공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인터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움직이거나 스스로를 자극(stim)하는 것을 권장하기도 했죠. 또한 자폐성 참가자 중에는 음성 언어를 처리하고 반응하는 데 더 긴 시간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 인터뷰 질문지를 미리 공유해 준비할 시간을 제공했습니다. 지적 장애가 함께 있는 참가자들을 위해서는 문장을 간결하게 다듬은 '이지 리드(Easy Read)' 버전의 질문지도 제공했어요. 엘리는 “모든 사람에게 맞는 하나의 방식은 없다”며 가능한 한 유연성과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인클루시브 리서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해력 장벽이 있는 사용자
또 다른 연구자 자이나는 공공 부문 디지털 접근성, 사용자 지원 일을 하며, 정부 기관의 디지털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많은 사용자들이 언어 장벽, 낮은 문해력, 디지털 기기에 대한 낮은 자신감으로 인해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자이나는 이들을 배제하지 않기 위해 리서치 방법 전반에 걸쳐 접근성을 조정했습니다.
통역 서비스를 활용해 사용자의 모국어로 세션을 진행하거나, 참가자가 가족이나 지인을 동반하여 통역을 맡도록 허용하고, 기술 사용에 대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 전화 인터뷰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연구 참여의 장벽을 없애는 것 뿐 아니라 최종 서비스의 콘텐츠와 커뮤니케이션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디지털 서비스 상에서 복잡한 질문은 제거되고, 온라인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대체 경로가 마련된 것이죠.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기
또 다른 사례에서 연구자 케스타는 건강과 성과 같은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취약 계층 사용자를 대상으로 리서치를 진행해왔습니다. 케스타는 다양한 접근성 요구를 가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1:1 인터뷰와 사용성 평가를 병행하며, 초기에는 원격 세션을 진행했는데요. 이 방식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ADHD를 가진 참여자에게는 노트북 앞에 앉아 한 시간 동안 집중하는 것이 어렵고 불편할 수 있다는 점, 화면 공유만으로는 보조기기를 사용하는 사용자의 실제 환경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예컨대, 한 참여자는 특정 조명 각도와 화면 밝기의 미세한 조정을 통해 시각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설정을 찾았다고 했는데요. 사용자가 말로 설명하지 않는 다양한 개인화된 환경이 배제되고 있었던 거죠.
이 경험을 통해 케스타는 참가자가 있는 ‘그 자리에서’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사용자의 상황에 맞게 연구 방식을 조정하고, 참가자에게 익숙한 환경에서 리서치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에 장기적인 관찰, 이동 인터뷰 등도 실험하고 있다고 합니다.
디지털 리터러시 접근성
마지막으로 소개할 연구자 파하나는 비영리단체에서 에너지 및 복지 정책을 연구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는 정부의 생물다양성 향상 서비스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파하나는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거나 인터넷 사용을 꺼리는 사용자들과의 리서치 경험을 공유합니다. 그녀가 만난 주요 사용자 집단 중 하나는 농부들이었고, 이들은 일상적으로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거나 인터넷 환경 자체가 열악한 지역에 살고 있었습니다. 또한 농부들은 시간 여유가 거의 없기 때문에 연구 참여를 위해 연구소로 이동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해요.
이를 바탕으로 파하나는 디지털 접근 수준이 낮거나 온라인에 대한 선호도가 낮은 농부들과의 미래 연구는 그들이 있는 장소에서 만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바로 농업 관련 행사에 참석하여 게릴라 리서치(guerrilla research) 방식으로 현장에서 사용성 테스트를 수행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