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 밝힌 이번주의 학습목표! 바로 청각 손실과 멘탈헬스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다가 이를 잘 설명하고 있는 논문을 발견했습니다. Social-emotional well-being and adult hearing loss: clinical recommendations라는 논문인데요, 논문에서 말하고 있는 사회-정서적 웰빙과 청각 손실의 관계 그리고 청각 재활에 대한 조언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청각 손실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청각 손실은 단순히 소리를 듣는 능력이 저하되는 것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사회적·정서적 웰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논문은 청각 재활 전문가들을 위해 청각 손실과 관련된 사회적·정서적 웰빙을 다루는 데 필요한 조언들을 나열하고 있어요.
청각 정보를 이해하고 대화를 유지하는 능력이 저하되면 타인과의 상호작용 동기가 감소할 수 있는데요. 실제 연구 결과 청각 손실을 겪는 사람들은 당혹감이나 수치심을 느낄 가능성이 있는 어려운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을 회피하게 되면서 사회적으로 단절되거나 고립될 위험이 높아지고, 외로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죠.
사회적 고립 뿐 아니라, 청각 손실은 정서적으로도 특정 상황에서 좌절감, 짜증, 당혹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게 만들며 이러한 감정이 장기적으로 ‘피로감’과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정서적 웰빙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타인의 감정을 파악하는 능력에 달려 있는데, 연구에 따르면 청각 손실이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는 능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청각재활의 5step
1단계: 고객의 사회-정서적 웰빙 평가하기
논문에서는 먼저 내담자의 사회정서적 웰빙 상태를 평가하기 위한 도구들과 당위성을 설명해 줍니다. 직접 질문을 하거나 자가 보고형 설문지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을 활용하여 내담자의 사회, 정서적 상태를 평가하는데요. 청각 손실에 특화된 심리, 사회적 상태 평가 보고서를 다음과 같이 추천해줬어요.
* Patient Health Questionnaire-4(PHQ-4) (Kroenke et al., 2009)
* Acceptance and Action Questionnaire-Adult Hearing Loss(AAQ-AHL)
* Social Participation Restrictions Questionnaire(SPaRQ) (Heffernan, Coulson, and Ferguson, 2018)
* Social Isolation Measure(SIM)(Heffernan, Habib, and Ferguson, 2019)
* Hearing Handicap Inventory for the Elderly(HHIE-S) (Ventry and Weinstein, 1983)
2단계: 재활에 가족구성원을 포함하기
청각 손실을 경험하는 성인의 활동 제한은 종종 의사소통 상황의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맥락적 요인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이 가족이라고 해요. 가족의 의미는 생물학적 관계를 넘어 개인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청각재활에 있어서 가족 중심의 치료가 권장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가족구성원의 청각 손실로 인해 다른 가족들도 제3자의 장애를 경험하게 되며, 함께 재활을 받으면서 이 장애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또 고객의 성공적인 청각 손실 관리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네요.
가족 중심의 치료는 초기 예약, 병력, 평가, 재활 및 후속 치료에 이르기까지 치료의 모든 측면에 가족을 포함시키는데요. 따라서 청각 보조기기를 추천할 때도 개인의 가족 구성원의 필요 또한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해요. 가족을 의사결정에 포함시키고 기기의 적절한 사용법을 교육하는 것이 개인의 기술 적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3단계: 사회-정서적 요구 및 목표를 반영한 맞춤형 관리 계획 수립
재활을 하는데 있어서 개인의 필요에 따른 목표 설정이 중요한데요. 따라서 자가 보고 측정을 통해 성인 개인의 청각 손실로 인한 참여 제한을 탐색하는 것이 필요한 절차입니다. 예를 들어, 1단계에서 언급한 HHIE-S 또는 SPaRQ와 같은 질문지가 고객의 어려움과 요구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요. (열린 질문 도구 COSI(Client Oriented Scale of Improvement)도 고객의 목표를 구조화하고 개인화하는 데 유용함!) 청각 손실의 영향과 그로 인한 개인의 필요는 크게 달라질 수 있으며,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인생 단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인상깊었어요.
기존의 청각 재활 연구의 대부분이 ‘노년기’ 60대 이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요. 근로 연령대의 청각 손실(20dB HL 이상)도 상당히 많다고 해요. 근로 연령대 성인의 사회적·정서적 재활에 있어서는 고용 기회 감소 및 직장에서의 장벽 다루기, 직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적 지원, 동료와의 지원 등의 이슈를 다루는 게 중점 과제입니다.
예를 들면, 근로 성인의 청각 요구와 사회적·정서적 웰빙을 다루기 위한 관리 계획에는 다음과 같은 권장 사항이 포함될 수 있어요
- 전화 보조기기 및 기타 보조 장치, 안전 조치, 직무 작업 수정, 전자적 의사소통(이메일, 자막이 있는 전화 회의) 사용 및 소음 최소화.
- 가상 회의에서 실시간 자막이 제공되는 플랫폼 사용과 가상 발표 중 카메라 켜기, 발화자의 입술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
- 동료 시스템을 장려하고 직장에서 의사소통과 옹호를 위한 지원을 제공하며, 좋은 의사소통 전략을 채택.
직무 요구와 직무 통제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맞추고, 작업에 대한 지원과 회복을 제공하며 일관된 사회적 지원을 보장.
모든 라이프스타일과 인생 단계에서, 청각 손실이 있는 개인을 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고객이 불편 상황을 예상하고 준비하며, 조언과 지원을 구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자가 옹호를 구축하도록 돕는 것이죠.
4단계: 확인된 청각 및 사회-정서적 요구 및 목표를 권장 사항과 연결
관리 계획을 수립했으면, 다방면에서 개인의 맞춤 필요에 다른 재활을 시작합니다.
- 보청기 등 기술적 지원
- 청각 기술 훈련
: 반복적인 듣기 운동을 통해 청각 기술을 향상시키는 과정으로, 뇌가 청각 자극을 해석하여 말한 언어를 이해하도록 훈련합니다. 음성 신호와 음성 구별에 대한 접근을 향상시키는 것이죠. 청각 훈련을 통해 향상된 기술과 전략은 의사소통 자신감을 높여주고 사회적 상호작용에 재참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요. 또한 개인의 가족 및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의 질을 강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 의사소통 교육 프로그램
: 일반적으로 시각적 신호(서로 마주보며 대화하기, 몸짓 언어 및 입술 읽기), 화자 간의 거리 좁히기, 상황 이해(대화의 주제나 맥락 따라가기), 청취 환경 관리(조명 향상 또는 배경 소음 줄이기), 명확화나 반복 요청 등을 개선하는 훈련 및 기술 개발을 포함합니다.
- 사회적 코칭
: 다른 사람들과 작업하고 상호작용하는 개발적 접근법이에요. 개인적인 능력, 대인 관계 기술 및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사회적 코칭을 통해 고객은 사교 기술과 자기 인식, 주장력, 대인 관계 기술, 언어적 의사소통 및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개발하는데요. 특정 행동 기술 즉, 말을 할 차례 기다리기, 목소리의 크기와 톤 조절, 명확한 요청, 그룹에 참여하기, 좌절감이나 부끄러움을 관리하기, 타인을 존중하기, 끼어들지 않기, 도움 요청, 그룹 내 다른 화자들의 사회적 신호를 이해하는 것 등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코칭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주장력’이라고 해요. 청각 손실에 대한 낙인 인식은 때때로 개인이 특정 환경이나 특정 사람들에게 자신의 청각 문제를 공개하지 않도록 만들 수도 있는데요. 고객이 낙인을 이해하고, 불편한 청취 환경에서 청각 손실을 공개하고 주장하는 것의 이점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다른 일반적인 사회적 코칭 주제는 ‘감정적 자기 조절’입니다. 청각 손실을 가진 사람들은 사회적 상황에서 좌절감이나 부끄러움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러한 감정의 고조는 청취 능력과 사고 명확성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감정이 고조되는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완 기법, 신체 감각 인식, 자기 표현 돌봄 등)을 배우도록 돕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청력 관리 전문가들이 심리학에서 사회적 코칭을 지원할 수 있는 증거 기반 도구를 찾고 있다고 해요. 대표적으로 ‘활동 일정 관리’는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여 기분을 개선하는 효과적인 행동 치료법인데요. 고객이 즐거운 활동에 참여하는 빈도를 높이는 방법을 배우며, 환경과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증가시켜 기분을 개선하고 긍정적인 사회적 행동을 강화하도록 돕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 특정 주/월 목표 설정(고객이 참여하고 싶은 특정 사회적 활동), (2) 활동을 어떻게 설정할지 설명(예: 예약하기, 친구에게 전화하기), (3) 활동에 어떻게 참여할지 시각화(예: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환경을 어떻게 수정할지, 특정 인물에게 주장하기), (4)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고 이를 극복할 방법을 해결하며, (5) 계획을 명확하게 문서화하고 실행합니다.
-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
: 사회적 처방은 사람들이 자신의 사회적 요구를 파악하고 개인적인 웰빙을 개선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개발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지역의 동료 지원 그룹과 고객을 연결하는 것은 사회적 처방의 한 형태로, 청각 및 의사소통 문제를 경험하는 사람들 간에 유사한 어려운 상황을 공유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5단계: 상담 기술을 활용하여 클라이언트의 사회-정서적 웰빙 탐색 및 모니터링
‘상담’은 사회적, 정서적 또는 심리적 웰빙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상호작용적인 관계 내에서 발생하는 학습 지향적인 과정입니다. 청각학에서 "상담"이라는 용어는 종종 청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직면하는 감정적이고 삶의 어려움을 돕기 위한 지원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죠. 청각 관리 전문가들은 여러 상담 기법을 필요한 장면에 적재적소 사용할 필요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동기 부여 면담’은 개인이 치료를 받으려는 이유나 동기를 파악하고, 청각 장애 관리 옵션에 대한 양면성을 탐구하며, 행동 변화를 촉진합니다. ‘내러티브 치료’는 고객과 청각 관리 전문가 간의 대화를 이끌어 고객의 강점, 역량 및 해결책을 도출하는 방식이며, ‘수용전념치료’는 수용 훈련, 삶의 목표 및 가치, 새로운 대처 전략을 구축하려는 의지를 포함한 접근법을 사용합니다. 인지 행동 치료(CBT)는 청각 장애의 부정적인 결과에 대처하는 고객의 태도와 행동을 식별하고 변화시키는 전략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사용될 수 있어요.
[학습 자료]
Barbra H. B. Timmer, Rebecca J. Bennett, Joseph Montano, Louise Hickson, Barbara Weinstein, Jane Wild, Melanie Ferguson, Jack A. Holman, Valeri LeBeau & Lisa Dyre (2024) Social-emotional well-being and adult hearing loss: clinical recommendations, International Journal of Audiology, 63:6, 381-392, DOI: 10.1080/14992027.2023.2190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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