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 #멘탈모델 #장애정체성 #Deaf&deaf #Deaf Elites
잇티(itT) 레터
매주 두 명의 에디터가 소셜 섹터에 대해 학습한 내용을 아카이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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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는 UX의 멘탈 모델이 공공디자인에 적용된 사례를 학습한 유자와 청각장애 아이덴티티에 대해 학습한 아기의 이야기!를 들려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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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공공디자인의 사례를 살펴보며 ‘공공디자인을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궁금해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공공디자인 잘 하는 법 알기>의 첫 시작으로 ‘멘탈 모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멘탈 모델이란 축적된 경험과 학습으로 형성된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노트북으로 타이핑을 할 때, 키보드를 눈으로 보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같은 자리에 있는 키의 위치를 익혀왔기 때문입니다. 멘탈 모델은 UX 디자인 영역에서 많이 사용되는 개념으로 많은 앱들이 하단에 바bar가 배치되어 있고, 메뉴 아이콘과 간단한 글씨를 통해 대략 어떤 메뉴일지 짐작할 수 있는 게 멘탈 모델을 고려한 경우입니다. 버튼, 색상, 글씨, 시각적 레이아웃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사용자는 이런 공통적인 요소 덕분에 앱을 사용할 때 어느 정도 일관된 경험을 할 수 있는 거죠.
도시 디자인에서 멘탈 모델이 적용된 사례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건 바로 ‘도로 표지판’입니다. 멘탈 모델을 고려해 앱 디자인이 공통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도로 표지판도 어느 지역의 사람이든, 어떤 연령의 사람이든 같은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게 시각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멘탈 모델을 어떻게 고려해 도로 표지판이 잘 디자인되었는지 판단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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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각매체에 대한 UX 차원의 멘탈 모델 구축 및 정보 시각화 가이드라인 연구(김세미, 2022)에서는 도로 표지판을 포함한 공공시각매체 정보 시각화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사용자 경험 분석 도구를 개발하고 1:1 심층면접을 진행하죠.
먼저, 사용자 경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피터 모빌의 UX 허니콤 모델을 채택합니다. 이 모델에 따르면 UX의 특성은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UX 허니콤 모델은 사용자 중심의 관점으로, 사용자 중심 관점이 중요한 이유는 사용자 경험은 인간과 사물, 문백 상황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된 종합적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 유용성 : 사용자의 유용한 경험을 고려하여 설계함
- 사용성 : 제품이나 서비스를 쉽게 사용함
- 매력성 : 사용자 경험 제공 시 감성 측면의 요구를 충족함
- 검색성 : 사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찾아갈 수 있음
- 접근성 : 다양한 환경이나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 됨
- 신뢰성 : 제시하는 경험은 궁극적인 목적을 만족시키며 동시에 사용자로 하여금 믿음을 줄 수 있음
- 가치성 : 경험을 통한 기업들이 상업적 가치를 증명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 자신의 가치를 실현함
이 모델을 실제 공공시각매체 대상자가 되는 사용자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만들어진 평가 도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평가 요소-핵심어-질문 내용 순입니다.)
- 유용성(사용) : 주의 표지판의 정보 내용을 쉽게 인식할 수 있는가?
- 매력성(시각) : 주의 표지판의 배경과 기호 사인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
- 만족성(감성) : 주의 표지판을 접했을 때 전반적인 느낌은 어떠한가?
- 접근성(이용) : 주의 표지판을 어떠한 연령대나 외국인, 어린이, 노역자가 이용하기에도 제한 없이 이용될 수 있는가?
- 인지성(사고, 판단) : 주의 표지판의 정보 내용이 신속하게 파악이 되는가?
1:1 심층면접을 통해 공공시각매체에 대한 사용자들의 시각적인 니즈와 멘탈 모델의 특성을 살펴보면, 먼저 공공시각매체의 유용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인 ‘정보 내용이 방해 없이 제대로 잘 인식되는지’에 대해 대부분은 잘 인식할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그 배경으로 공공시각매체는 일반 사용자들이 오래 전부터 선행 학습이 되어졌다는 점을 지목합니다.
공공시각매체의 매력성에서는 시각적인 측면에서 형태적 균형, 도시 미관과의 조화 등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배경과 기호 사인들의 크기 비례가 조화롭지 못하거나 의미 없이 중복되는 그래픽 요소들이 매력성이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만족성은 감성적인 측면에서 전반적인 느낌, 컬러 조화를 의미합니다. 응답자는 명확함, 경각심, 무거움, 형식적인 등의 느낌을 공공시각매체에 대해 가진다는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연구는 일률적이고 획일적인 것이 반복될 때 변화가 요구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접근성은 어떤 연령대, 문화 차이, 취약계층이 이용하기에 문제가 없는지를 평가합니다.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자들의 시야에 표지판이 제대로 잘 보여지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8명밖에 되지 않는 표본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인지성은 신속하게 정보가 파악되고 의미하는 바를 명확하게 알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인지성이 낮은 경우는 미리 선행 학습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새로운 시각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에서 제시한 공공시각매체 정보 시각화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이 나타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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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용성 측면 : 유사한 형태로 오인될 수 있는 기호, 단순 기호, 지나치게 상세 기호,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기호 등에 있어 메시지 인식의 오류가 없도록 고려해야 한다.
- 매력성 측면 : 시대성을 고려한 그래픽 디자인 요소들의 사용이 필요하다.
- 만족성 측면 : 공공시각매체가 존재해야 하는 목적에 부합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사용자들이 그 의도 여부를 제대로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 접근성 측면 : 연령대와 문화 차이 등을 고려하여 제작되어야 하며 사용자의 시야에 잘 인식이 되도록 해야 한다
- 인지성 측면 : 새로운 정보에 대해 명확한 파악이 어려움으로 최대한 쉽게 인식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공공시각매체에서 멘탈 모델을 고려해 평가 도구를 개발하고 인터뷰를 진행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멘탈 모델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멘탈 모델이 심리적 안정과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익숙한 방식을 따라 할 때 안정감을 느낍니다. 밥을 먹는 방식, 사람을 대하는 태도, 결제하는 방법 모두 오랜 경험을 통해 형성된 멘탈 모델의 일부죠. 반대로 자신이 살아왔던 환경과 다른 상황에 직면하면 불안감이 생깁니다. 우리가 만약 해외 여행에서 생전 처음 보는 표지판을 보고 어떤 뜻일지 파악하기 어려울 때 느낄 감정을 상상해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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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학습 - 'Deaf' 와 'deaf'의 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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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에서 청각장애가 비가시적인 장애이기 때문에, 청각장애인들이 스스로를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부분을 보고 청각장애 아이덴티티에 관한 궁금증이 생겼는데요. 그래서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다 HearingLikeMe.com라는 청각 손실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다룬 언론매체를 발견했어요. 여기서 <Why lower case “d” deaf culture matters>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글을 발견해 그 내용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Deaf(대문자 D)’란?
미국 청각장애 문화에서 ‘Deaf’(대문자 D)는 일반적으로 데프 커뮤니티(Deaf Community)’의 일원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고 해요. 전통적으로 ‘Deaf’라는 정체성은 수어(수화)를 주된 의사소통 방식으로 사용하고, 수어 중심의 학교 및 프로그램에서 교육받으며, 문화적으로 데프 커뮤니티의 일원임을 자각하는 사람들입니다.
‘deaf(소문자 d)’란?
‘청각장애’는 일반적으로 개인의 청력 손실 정도와 그 사람이 청각 장애의 가족력을 갖고 태어났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해요. 이 글에서는 크게 3가지 케이스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1️⃣ 가족력에 의해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들
우선, 이들은 대체로 ‘대문자 D’ Deaf로 정체성을 확립합니다. 가족 구성원이 이미 수어를 사용하고, 교육, 가치관, 신념 등을 통해 이미 청각장애 공동체(데프 커뮤니티)에 뿌리를 두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사람들은 종종 ‘데프 엘리트(Deaf Elites)’라고 불리기도 하며, 여러 세대에 걸쳐 청각장애를 가진 가족을 둔 경우가 많습니다.
2️⃣ 수어와 구화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
청각장애 가족이 있지만 수어와 음성 언어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보통 구화 교육을 받으며, 수어와 음성언어를 병행하는 의사소통 방식을 기반으로 한 ‘말하는 청각장애인(Speaking Deaf)’ 커뮤니티를 형성하기도 합니다.
3️⃣ 후천적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들
나이가 들면서 또는 질병, 사고 등으로 청력을 잃은 경우 그리고 가족 중 청각 장애인이 없는 사람들은 종종 ‘소문자d’ deaf 또는 ‘난청(hard of hearing)’으로 정체성을 형성합니다. 미국 국립 난청 및 기타 의사소통 장애 연구소(NIDCD)에 따르면, 청각장애를 가진 아기의 90% 이상이 청인 부모에게서 태어난다고 해요. 이들은 청인 가정에서 수어와 음성 언어를 병행해서 사용하거나, 보청기, 청각 훈련, 독화(입술 읽기)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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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자 “d”의 사라진 정체성과 그에 따른 문제
Hearing Health Foundation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약 5억 명이 청력 손실을 가지고 있으며, 64세 이상의 사람 중 3분의 1, 75세 이상의 절반이 청력 손실을 겪고 있다고 해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어린이의 경우 1,000명 중 1~3명이 청력 손실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합니다.
그러나 종종 청력 손실이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거나 의료적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신생아 청력 검사 이후, 나이가 들면서 청력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죠. 예를 들어, 한쪽 귀의 청력을 잃은 사람들은 “한쪽 귀로 들을 수 있으니 괜찮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기도 하며 경제적 문제나 개인적인 결정으로 보청기 등 청력 보조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2020년 SeniorLiving.org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660만 명이 청력 손실을 겪고 있지만 보청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그 이유로 비용 문제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를 꼽았습니다.
이처럼 기술 사용 여부, 접근성 부족, 교육 문제, 경제적 이유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청력 손실을 정체성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죠. 정체성을 갖는 것은 소속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얻는 데 중요합니다. 청력 손실로 인해 사회적 역할에서 소외되거나 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은 상실감과 자존감 저하를 경험하게 되며, 청력 손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 우울증, 사회적 고립, 외로움을 겪게 된다고 해요. 한 연구에 따르면 청력 손실을 방치하는 경우 치매, 뇌 구조 변화, 인지 부하 증가 등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청력 손실에 대한 정체성을 갖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어요.
통합된 “deaf” 공동체를 만들기 어려운 이유
글에서 인상깊었던 부분은 청각 보조 기기에 대한 청각 장애인들의 견해 차이였는데요. 일부 청각 장애인들은 보청기나 인공 와우 등 청력 보조 기기 사용에 반대하며, 청력 보조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청각 장애인이 아니다”라는 인식을 가지기도 한다고 해요. 또한 부모들은 자녀에게 보청기나 인공 와우를 제공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일부 ‘Deaf’ 공동체는 아기에게 인공 와우를 시술하는 것에 반대하며, 당사자가 성장 후 직접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합니다.
Deaf 학교나 대학에서도 일부 학생들은 수화와 말하기를 병행하며 청력 보조 기술을 사용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요. Netflix 다큐멘터리 Deaf U의 한 출연자는 말하면서 수화를 했다는 이유로 “충분히 ‘deaf’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해요.
저자는 통합된 “deaf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 모든 개인이 각자의 필요를 인정받을 권리가 있다는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모든 수준의 청력 손실을 받아들이고 각자가 자신의 방식대로 청력 손실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도 말했어요. HearingLikeMe.com은 다양한 청각 손실에 포용적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청력 기술 제조업체인 Phonak의 지원을 받아 “Phonak hEARo” 프로그램을 통해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기도 해요.
d/Deaf 가시성 부족 문제
저자는 청각 장애를 가진 유명인들이 자신의 청각 손실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 것에 대해 언급하며 근본적인 문제로 할리우드와 다른 산업 전반에서의 접근성 부족과 포용성 부족을 꼽았는데요. 대중매체에서 장애가 배제되는 것은 단순히 유명인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더 넓은 사회에서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되고 다양한 청각장애 경험을 보여줄 기회가 사라지는 문제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죠. 다양한 청력 손실 수준과 그에 따른 정체성을 대중문화에서 보여주지 않는다면, 개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기회를 잃게 되고, 청각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사회에서 자신과 비슷한 롤모델을 찾는 것이 더욱 어려워지게 됩니다.
글 속 한 인터뷰이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람들은 청각 장애인(Deaf)과 청력 보유자(hearing)를 흑백처럼 구분하지만, 저는 그 중간 지대에 속해 있습니다". 이 회색지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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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디자인을 실행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멘탈 모델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멘탈 모델은 심리적 안정감과 관련이 깊기 때문에 모든 공공 디자인에도 적용되어야 하지 않은지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 흥미로운 기사들과 다양한 청각장애 스펙트럼에 놓인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볼 수 있는 매체를 발견한 게 의미있는 소득이었어요. 기사 내용에서 스스로의 청각 장애를 잘 받아들이고 인지하며 정체성을 형성하지 않는 경우 멘탈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이 항목에서 더 나아가 청각손실이 멘탈 헬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룬 글이 있어서 이 글을 확장해서 공부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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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소셜 섹터 스터디를 위한
두 학습자의 아카이빙 프로젝트
잇티(itT)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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