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발행 이후 장애정체성 형성 과정에 대해 학습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장애정체성의 구성요소와 그 구성요소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다룬 논문을 발견하여 학습해 보았습니다.
장애 정체성의 5가지 하위척도
우선, 장애정체성은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는데요, 논문에서는 이익섭 외(2007)가 정리한 5가지 하위척도를 사용했어요. 5가지 척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인간으로서의 가치: 자신에 대한 수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하며, 한 사람의 가치는 신체적 능력으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장애수용: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는 태도 및 인식, 더 나아가 본인의 장애에 대해 점차적으로 적응하는 것으로써, 심리사회적 적응을 통한 장애 극복을 반영한 개념입니다(Li Li, 1998).
- 공통근거: 장애경험은 특정 개인만이 느끼는 독특한 것이 아니라 유사한 상태에 있는 대부분 또는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라는 믿음 즉, 경험의 공유를 지칭합니다.
- 시민적 권리: 장애로 인한 사회적 제도적 차별과 편견으로 인한 사회적 장벽에 대한 자신의 적극적 대처 반응 및 태도를 의미해요.
- 외적 장애물에 관한 인식: 장애는 사회적, 문화적, 물리적 환경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과 이러한 장애물은 제거될 수 있다는 인식입니다.
장애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논문에서는 기존 연구들을 반영하여 장애 정체성 하위차원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1) 장애특성-장애정도, 장애유형, 장애원인 2) 사회인구학적 특성-연령, 성별, 교육수준, 혼인상태 등 3) 차별경험 4) 사회적지지를 꼽았는데요. 각 요인들은 장애 정체성 하위차원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1) '차별경험'이 높을수록 '시민권리의식'과 '외적장애물 인식'이 높음
차별로 인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니,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논문에서는 자신들의 조사대상이 40대 이상인지라, 차별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내면화하기보다 차별에 저항할 수 있는 역량과 정치적 관심이 젊은 층에 비해 높은 연령대라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 같다고 봅니다. 기존 연구에도 직장과 지역사회에서 차별을 받을수록 정치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권리의식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있다고 하니 차별에 대한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뭘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네요.
(2) '연령'이 높을수록 '공통근거'가 높음
연령이 높아질수록 공감대 인식이 확대되어 자신의 장애문제를 장애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문제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는 해석이었어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회적 시각이 확대된다는 것이죠. 다만 기존 연구에서는 낮은 연령일수록 장애정체감이 높게 나타난다는 결과들도 꽤 있는데요. '공통근거' 요인에 대해서는 연령이 높을수록 유리할 수 있다는 결과가 이 논문의 차별점이 될 수 있겠네요.
(3) 청각장애인의 경우, '외적장애물인식' 수준이 낮음
청각장애인들은 비가시적인 장애로 평소 스스로 장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해요. 논문에서는 이 이유로 청각장애인들이 장애를 만드는 사회문화적 장벽에 대한 인식이 낮을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요. 또한 청각장애인들만의 '농문화'가 있을만큼 서로 유대가 깊고 공동체 인식을 갖고 있어 이 또한 장애를 만드는 사회적 장벽에 대한 인식이 낮은 이유로 보고 있어요.
(4)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장애수용'이 높게 나타남
교육을 통해 열등감을 사회화하고 자기 가치감을 높이며, 장애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석됩니다. 따라서 논문은 장애인 교육체계에 대한 제도적, 물리적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 마련 또한 강조하고 있어요.
(5) '사회적지지'가 높을수록 모든 하위차원이 높음
가족구성원 그리고 주변 중요한 타인들과의 상호작용이 장애인들의 자아존중감과 장애수용 강화에 긍정적이라는 기존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였어요. 특히 동료들 간의 집단적 지지가 장애 당사자들에게 연대의식과 소속감을 갖게 한다고 해요.
[학습 자료]
(1) 장애정체감의 하위차원별 영향요인과 함의
인문사회과학연구, 2018 no.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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