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티(itT) 레터
매주 두 명의 에디터가 소셜 섹터에 대해 학습한 내용을 아카이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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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리를 둘러싼 여러 상황에 대한 긴장과 새해의 설렘이 공존하는 요즘입니다.
작년 10월에 시작한 잇티레터가 어느덧 11번째 레터를 발행하게 되었어요! 11개의 글로 두 에디터가 각자의 관심사를 연결해 나가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아기는 독일의 모습을 유우자는 임팩트 투자에 대해 다뤄보았습니다. 어떤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지 함께 살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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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학습 - [독일편2] 베를린의 도시재생 사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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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그래피티가 아닐까 싶습니다. 도시 전체가 캔버스가 되어 다채롭게 채워져있는 정경이 인상적이었어요. 그래피티는 기존의 그림위에 누군가 자유롭게 덧대고 수정하면서 만들어지기도 하다보니, 작품이 고정적이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가 계속해서 쌓이며 변화해간다는 점에서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베를린의 도시재생은 과거의 공간과 건물들을 철거하고 재개발하기보다 오래된 공간을 보존하며 거기에 새로운 의미를 더해간다는 점에서 그래피티와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베를린에는 유독 낡고 오래된 건물이 많아보였는데요. 이는 통일 이후 국가적 차원의 도시계획 전략이었다고 해요. 도시계획자 한스 슈팀만의 “과거의 전통을 살리면서 일관된 건축으로 새로운 수도를 만든다”는 일념하에, 베를린은 22m를 넘기는 빌딩이 없고 옛 건물을 쉽게 허물지 못하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그 덕에 오래된 건물들은 역사적 의미를 간직하면서 새로운 용도로 바뀌어갔는데요. 빵공장은 전시장으로, 양조장이 공연장 또는 스타트업 네트워킹 공간으로 점점 바뀌어 갔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베를린에는 1000여개가 넘는 독특한 문화예술 공간이 탄생했다고 해요! 오늘은 성공적인 도시재생 사례로 언급되는 베를린의 공간 중 저 아기가 방문한 두 곳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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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트할레 노인 - 대형마켓 사이 전통시장의 쓸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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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로 ‘마르크트할레 노인’(Markthalle Neun)은 아홉 번째 상설시장이라는 뜻입니다. 19세기 베를린에 만들어진 14개의 재래시장 중 아홉 번 째라는 의미인데요. 이곳은 1891년에 문을 연 뒤 오랫동안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현대식 슈퍼마켓이 등장하고 경쟁력을 잃어 재개발 직전까지 갔었다고 해요. 그러나 지역 주민들과 NGO가 합심해 논의에 논의를 거쳐 전통시장을 지켜냈고, "소비와 유통방식도 모두 바뀐 현대에 거대 슈퍼마켓 사이에서도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재래시장"을 고민하며 리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2011년에 다시 개장한 것이 지금의 형태라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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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들어섰을 때 되게 힙한 디자인의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어있었는데, 그만큼 콘텐츠가 가득한 공간이란 게 느껴졌어요. 이 시장은 요일마다 용도가 달라지는데요. 우선,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베를린 근교에서 생산되는 로컬 식재료를 판매합니다. 매달 세 번째 일요일 오전에는 아침식사 메뉴로 가득한 '브렉퍼스트 마켓'이 들어서기도 하고, '나쉬마르크트(Naschmarkt)'나 '치즈 베를린(Cheese Berlin)'과 같은 테마 일요 시장도 정기적으로 열려요. 이런 날에는 워크숍, 세미나, 시식회와 같은 특별한 부대 프로그램도 자주 진행된다고 해요. 그리고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열리는 스트릿 푸드 경연대회 'street food thursday'가 특히 아이코닉한데요. 저는 아무날도 아닌 수요일에 방문했지만ㅎㅎ 먹거리와 식재료들이 정말 다양해서 구경하는 것만으로 시간이 금방 지났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그냥 맛있었답니다.🤤 이곳에서 먹은 수제햄버거와 소시지가 아직도 생각이 나네요...
다양한 문화와 음식, 독특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이 만나는 복합공간! 마르크트할레 노인은 이제 단순한 시장이 아닌 도시 재생운동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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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츠 막트 - 어느 커뮤니티가 꿈꿔온 공간
홀츠 막트(holzmarkt)는 독일어로 ‘목재 시장’을 의미하는데요. 슈프레 강가 근처에 공공지원금 없이 커뮤니티(협동조합) 형태로 조성된 복합 문화예술공간입니다.
원래 클럽이 있던 장소였는데 그 클럽이 음악과 예술을 하는 창작가들의 대안적 공간이자 커뮤니티로 기능하고 있었다고 해요. 그러다 클럽 부지가 매각되면서 문을 닫아야 했을 때 7~10명 정도의 핵심 맴버가 모여 공간을 구상했습니다. “이 모든 예술가들이 함께 일하고 놀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이들은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공간의 상징인 ‘마을’이라는 개념에 영감을 받아 ‘홀츠 막트’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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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이 없는 상황에서 상업적 이해관계에서 창작자들의 권리를 보호하며 돈을 모으기 위해 이들은 두 개의 협동조합 구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홀츠마크트 25 협동조합(Holzmarkt 25 Cooperative)'으로 건물 배치, 건물 형태, 매장 운영주체 등을 결정하고, 다른 하나는 '도시창조성 협동조합(Cooperative for Urban Creativity)'으로 재정적 모델을 운영/관리하고, 주식을 판매한다고 해요. 이들은 시민 모금과 베를린 내 투자은행의 펀딩(지속가능 개발 분야)으로 개발자금을 충당하여 클럽, 레스토랑, 베이커리, 펍, 호텔, 아이 보육실 등의 공간을 조성했어요.
협동조합은 최대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율을 충당하여 지속 가능한 투자 수익을 얻는 것이 목표라고 해요. 잉여수익이 발생하면 예술이나 지속 가능 이벤트 같은 문화적, 사회적 프로젝트에 재투자하고 있습니다.
홀츠 막트는 15개의 회사로 이루어져 운영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건설을 담당하는 회사, 음식과 음료를 담당하는 회사, 미디어 제작과 이벤트 담당 회사 등 이렇게 나뉘어 있는거죠. 여기에 공간을 빌리고자 하는 다른 조직과도 협업을 하는데 협업을 하는 특별한 기준 두 가지가 있다고 해요. 1) 반드시 독창적인 아이디어여야 할 것! 체인점이면 안 되고, 어디서나 볼 수 없는 흥미로운 프로젝트여야 한다네요. 2) 프로젝트나 비즈니스는 반드시 홀츠 막트 커뮤니티에 뭔가를 기여해야 할 것! 예를 들어, 빵집은 레스토랑에 빵을 제공해야 하고, 요가 강사는 어린이들을 위한 수업을 제공하는 등 홀츠 막트 커뮤니티의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침인 것 같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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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츠 막트의 대표 안야 필리펑코(Ania Pilipenko)가 창의적인 공간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사람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경험하며, 창의성을 발휘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장소, 커뮤니티의 일원이 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람과 장소 사이의 관계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영향을 미치고 발전의 일부가 될 수 있을 때만 형성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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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자의 학습 - '임팩트 투자'의 기본 개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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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투자 어딘가를 떠돌고 있는 유우자입니다! ESG, 필란트로피에 관심을 가지며 임팩트 투자라는 개념까지 닿았는데요. 이번에 임팩트 투자를 찾아보며 ESG와 필란트로피가 임팩트 투자라는 큰 개념의 하위 유형으로 포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임팩트 투자의 개념에 대해 살표보았습니다 🙂
임팩트 투자 최소 요건
임팩트 투자라고 말하기 위해서 갖춰야 하는 최소 요건 의도성, 측정 가능성, 재무 수익성, 확장 가능성입니다. 먼저, 투자 이후에 발생한 사회적, 환경적 영향이 투자의 핵심 목적으로 의도된 것이어야 합니다. 투자를 했는데 우연히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투자 전에 의도한 바가 아니기 때문에 임팩트 투자라고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투자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환경적 영향은 측정 가능해야 합니다. 단순히 ‘좋은 변화가 일어난 것 같다’고 추측하는 게 임팩트 투자는 아닙니다. 또한 임팩트 투자는 재무적 수익을 동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투자 대상인 사회적 목적 조직은 확장 가능성이 높아야 합니다. 이렇게 임팩트 투자의 최소 요건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는 임팩트가 어떻게 발생하고 자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 지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임팩트 투자 유형
임팩트 투자를 한 가지 투자 방식을 지칭하는 표현이 아니라 스펙트럼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국내는 임팩트 투자를 출자 혹은 지분 투자에 국한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외는 프로젝트 혹은 프로젝트 펀드, 융자를 임팩트 투자의 범위 안에 넣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스펙트럼 관점에서 임팩트 투자를 바라보면 필란트로피 도네이션(기부), 벤처 필란트로피(벤처 자산), 임팩트 인베스팅-임팩트 퍼스트, 임팩트 인베스팅-리턴 퍼스트, 지속가능 투자, 글로벌 인베스트먼트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필란트로피 도네이션은 전통적인 기부 방식을 의미하고 벤처 필란트로피는 조금 더 혁신적인 시도를 하는 비영리 스타트업에 기부 혹은 융자를 하는 작업을 뜻합니다. 임팩트 인베스팅은 임팩트 퍼스트와 리턴 퍼스트로 구분됩니다. 이름에서 나타나듯 임팩트 퍼스트는 임팩트를 좀 더 강조한 투자입니다. 지속가능 투자는 기업의 ESG에 도움이 되는 투자를 의미합니다.
잠깐, 임팩트 투자와 ESG 투자의 구분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임팩트 투자는 구체적인 임팩트와 변화를 만들기 위해 외부에 투자하는 행위입니다. 반면 ESG 투자는 기업 성장을 위해 기업이 ESG를 잘 수행하는데 하는 투자입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환경적으로 일으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투자, 직원들의 행복도를 높이기 위한 투자가 있습니다. ESG는 투자 용어로 기업이 비재무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관점이기 때문입니다.
임팩트 투자 플레이어
임팩트 투자의 핵심 플레이어는 투자자, 출자자, 임팩트 기업입니다. 투자자는 펀드를 결성하고 운용하는 역할을 합니다. 출자자는 펀드를 결성하는 자금을 대는 존재입니다. 임팩트 기업은 피투자자로 결성된 펀드의 자금을 받습니다.
여기서 펀드를 만드는 투자자의 유형에 따라 투자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House Level은 임팩트 투자를 주 업으로 하며 임팩트 펀드만 결성합니다. Fund Level은 투자를 주 업으로 하며 임팩트 투자를 결성하는 곳입니다. 예를 들어 펀드 10개를 운용한다면 그 중 임팩트 펀드가 2개 있는 형태이죠. 마지막으로 Deal Level은 투자를 주 업으로 하며 펀드에서 임팩트 기업도 테마에 따라 투자하는 곳입니다. 임팩트 투자의 최소 요건을 갖춘 투자가 아니라, 투자 대상 중 임팩트 기업이 있는 것입니다. 환경 임팩트 기업에 투자를 할 때 지속가능한 환경을 중요한 가치로 여겨서가 아니라 이익을 추구해서 투자하는 관점이죠.
출자자는 어떤 유형이 있을까요? 대규모 모펀드, 민간-재단, 패밀리 오피스, 기업 사회공헌, 민간-일반 금융, 기업, 지자체, 개인 등 정말 다양한 유형이 있습니다. 대규모 모펀드는 정부가 주도하고 투자사들이 운용하는 유형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벤처투자(중기부 산하)가 고용을 촉진하는 펀드를 먼저 민간에 제안합니다. 정부가 40억을 출자할테니 나머지 40억을 구한 투자자와 80억 펀드를 만들겠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때 펀드를 운용하게 된 투자자는 심사가 까다로운 모펀드의 기준을 충족했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민간-재단은 아산나눔재단처럼 기업 산하의 재단으로 투자를 하는 곳이 있습니다. 패밀리 오피스는 한국에 비해 해외에서 활발한 유형으로 거대 자본을 가진 경영진 등의 개인이 자금을 출자하는 경우입니다. 기업이 재단을 따로 만들지 않고 사회공헌 차원으로 자본을 출자해서 펀드가 결성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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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셨어요?
🌼: 여행을 다니며, 유명한 관광지에 가봤다는 경험에서 그치기보다 그 공간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더 이해하고 있고 싶었어요. 직접 다녀본 공간들이 베를린의 도시재생 측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유우자가 한국의 공공일호(샘터 사옥) 프로젝트를 비슷한 사례로 알려줬는데, 한국과 독일의 이런 지역재생 프로젝트의 주체(거대자본 vs NGO, 커뮤니티)가 다른 것에 이유가 있을지 아니면 다른 사례들이 더 있을지 궁금증을 제시해줘서 재밌었어요. 생각의 확장!
🍋: 비영리 스타트업과 재단법인 등이 어떻게 시작되고 운영될지 찾아보며 필란트로피, 벤처 필란트로피, ESG 투자라는 개념을 접하고 이를 포괄하는 임팩트 투자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임팩트 투자, ESG 컨설팅, ESG 보고서를 좀 더 살펴보면 문제를 해결하는 판을 만드는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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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소셜 섹터 스터디를 위한
두 학습자의 아카이빙 프로젝트
잇티(itT)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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