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티(itT) 레터
매주 두 명의 에디터가 소셜 섹터에 대해 학습한 내용을 아카이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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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025년을 맞이하고 벌써 일주일이 지났네요! 새해에는 모두들 대체로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새로운 다짐과 목표들을 슬슬 시작하셨을지요. 잇티레터도 어느덧 10회차를 발행합니다.👏 저희가 시작할 때 목표로 잡았던 분량의 3분의 1을 지나는 시점인데요. (여느 도전과 마찬가지로) 의욕있던 시작과 달리 회차가 지나면서 점점 레터가 짐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고, 계획보다 늦게 발행한 날도, 쉬어갔던 주간도 있었네요. 그래도 점점 쌓여가는 레터들을 보며 느끼는 이 뿌듯함과, 함께 하는 메이트가 있다는 게 이 프로젝트를 완수하게 할 것 같아요. 다들 좋아하는 일 혹은 잘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해내는 한 해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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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학습 - [독일편1] 독일에서 마주친 Intergenerational Liv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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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만에 인사드려요! 저 아기는 그동안 독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가는 김에 독일의 소셜섹터 이벤트나 네트워킹 행사가 있으면 참여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는데요. 마침 잇티레터 4호에서 다뤘던 독일 사회적기업 Wohn:Sinn의 한 프로젝트에서 ‘housing party’를 연다길래 메일을 드려봤어요! 답신으로 온 설명을 읽어도 이게 그래서 어떤 행사인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긴 했지만, 그래도 프리젠테이션을 한다길래 ‘뭐라도 있겠지-’하고 무작정 찾아가봤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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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웬걸. 마을 장터에 작은 천막 하나가 쳐져 있고, 부스에 계시는 담당자분께서 큐앤에이를 작게 진행하시는 게 전부더라구요.. 저도 담당자분도 약간은 당황했지만, (서로 부족한) 영어로 짧게나마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Intergenerationl housing project’, 즉 세대 간 주거공유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곳이었는데요. 현재 가장 어린 입주민은 4세, 가장 나이가 많은 입주민은 80대까지 있다고 하더라구요. 독일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세대갈등이 사회적이슈라는 말을 해주시기도 했어요. 하나의 레퍼런스를 마주한 계기로 ‘세대 간 공동주거’를 통한 사회문제해결에 궁금증이 생겨 이를 이번 호의 주제로 삼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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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olychrom 홈페이지]
독일 잉겔하임주의 ‘POLYCHROM’ 프로젝트
코하우징(co-housing) 형태의 공동체주거는 저출산 고령화 그리고 1인가구의 증가에 따른 주거대안으로 7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되었고,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는데요. 초기에는 시니어를 타겟으로 시작되었다가 최근에는 영유아부터 노인세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어울려 사는 세대통합형 코하우징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죠.
‘POLYCHROM’은 2009년 DRK 마인츠(독일 적십자)가 잉겔하임 지구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시작되어서, 세대 간 주택에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1년 반 정도를 매주 만나 발전시킨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주목할 점은 GeWIn eG라는 주거 협동조합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협동조합형 주거는 소유권이 개인이나 기업이 아닌 협동조합 공동체에 속하는 모델을 말해요. 주택을 임대하려면 협동조합의 회원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협동 조합형 주택은 비영리 운영을 통해 임대료가 시장 임대료보다 저렴하게 책정되고, 수년 동안 최소한으로 일정하게 유지하거나 인하될 수도 있어요. 회원들(입주민)의 출자금과 월 임대료는 주거 운영비용과 유지 관리를 충당하는 수준에서 책정된다고 해요. 이러한 모델은 ‘임대료 상한제’로 주거를 좀 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하도록 해주며, 개인 주택과 달리 공동 공간까지 소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인 것 같네요.
POLYCHROM의 비전은 모든 연령이 섞일 수 있는 이웃공동체를 만드는 것입니다. 싱글, 커플, 가족, 어린이부터 노인 그리고 모든 사회적 계층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주거형태를 시도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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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polychrom 홈페이지]
일단 건축물은 총 6개 동에 걸쳐 41개의 주거 단위로 이루어졌고, 공동 놀이방, 공유 주방 등 다양한 연령의 소셜 컨택이 일어날 수 있는 공동 공간이 있어요. 개별 아파트 모두 노인 및 장애인 친화적으로 설계되었고 친환경 에너지 절약 시스템도 갖췄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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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프로젝트에서 세대통합을 위한 프로그램도 따로 진행하는지는 알아보지 못했지만, 내부 플랫폼을 통해서 이웃 지원 활동이 이뤄진다고 해요. 장보기 대행, 디지털 문제 해결, 병원 방문 동행, 대화 상대 제공 이런 일상적인 활동들에 대해서 말이죠. 무엇보다 육아나 부모 세대 돌봄에 있어서 적합한 환경인 것 같아요. 어린이집이나 학교 등의 시설 밖에서도 안정적으로 돌봄을 받을 수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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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한지붕 세대공감’ 사업
한국 또한 '세대 간 공동주거'를 통해 청년들의 주거 문제와 시니어 고립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한지붕 세대공감’사업이 진행된 바 있어요. 이 사업은 유럽, 일본의 주거공유 정책 사례를 레퍼런스 삼아, 대학가 인근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장노년이 빈 방을 대학생에게 저렴하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청년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인 주거가 가능하고, 어르신들은 고립감을 해소하며 작은 용돈 벌이도 하실 수 있죠.
[참고 자료] (1) POLYCHROM Information for new members and interested parties
(2) 서용식, “따로 또 같이 …'세대 믹스' 주택에선 나이드는 게 즐겁다”, 매일경제, 2023.11.23
(3) 허새나(2016), 다(多)세대 사회의 세대통합 : 세대공감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희망제작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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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자의 학습 - 탄소배출량을 중심으로 살펴본 ESG 보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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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보고서 평가 시, 핵심 키워드는 '다양한 지표’라고 합니다! 어떤 ESG 보고서가 잘 만든 보고서인지 판단할 때 절대적인 기준은 없기 때문입니다. (‘어제의 나'보다 잘하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 적용되는 것이죠.) 그럼에도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주로 ESG 보고서를 어떻게 바라볼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탄소배출량 감축이 중요한 배경에는 품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한 제품이라도, 탄소를 뿜어내며 만들어진 제품은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게 되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있습니다. 동일한 품질과 가격을 유지하면서 얼마나 탄소배출을 줄이는지가 중요하죠. 이는 지구온난화라는 지구 전체의 이슈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잠깐, 지구온난화를 짚어보면, 지구온난화는 지구 지표면의 온도가 점점 올라가는 현상입니다. 지구온난화를 규명할 때 기준이 되는 '정상적인 지구의 온도'는 1850~1900년 사이의 온도입니다. 산업혁명의 여파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직전이죠. 2011~2020년 사이에 지구 지표면의 온도는 기준 시기보다 약 1.1도 상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현상이 지속돼 1.5도까지 상승하게 되면, 그때부터 지구는 돌이킬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 대다수 과학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단지 0.4도의 여유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에 있어 가장 결정적인 것이 ‘온실가스 배출량’입니다. 0.4도를 사수하기 위해서 현재 우리에게 남은 온실가스 배출량은 500기가톤입니다. 그런데 2010년 한 해 동안 배출된 온실가스는 총 49기가톤, 2019년에는 59기가톤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26번째 당사국총회인 COP26에서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량'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대한민국은 2030년까지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발표했죠. 또한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 기업의 참여를 대대적으로 독려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전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석탄 발전이지만, 나머지는 거의 다 기업 활동에서 오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 아니기 때문입니다. 발전이 30% 이상을 차지하지만, 철강이나 화학, 수송 및 그 외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비중이 전체의 44%를 차지합니다. 때문에 당사자인 기업들도 동의하여 2050 넷제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넷제로는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과 제거하는 이산화탄소량을 더했을 때 0이 되게 하는 것, 즉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에 ESG 보고서에서 탄소배출량은 중요한 축을 차지합니다.
ESG 보고서에 기재된 탄소배출량 항목에서 봐야 할 건 ‘기업들이 탄소배출량을 얼마나 솔직하게 공개하고 있는지’,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실제로 매년 얼만큼 줄여나가고 있는지’입니다. 가상의 예를 들어 살펴볼까요? 먼저 보고서 A는 온실가스 감축량이 1,016만 톤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인지'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작년의 배출량은 얼마였고, 올해 배출량은 얼마인지, 실제로 온실가스를 감축해나가고 있는 과정을 독자가 전혀 알 수 없죠. 언제까지 얼마를 줄이겠다는 건지에 대한 감축 목표나 현재 어디까지 와있는지에 대한 내용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모든 ESG 보고서에서는 Factbook, Ractsheet 등으로 부르는 숫자만 모아둔 페이지가 있습니다. 해당 부분에서 매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안정적으로 줄이고 있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명확한 배출량을 제시하지 않은 보고서는 잘 쓴 보고서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보고서 B는 일정 연도의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를 제시하고, 4개년의 실제 배출량도 함께 공개했다고 합시다. 차이가 발생하는 포인트는 보고서 내에 ‘중장기 목표와 그 목표 달성을 위해 달려가는 중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가’ 입니다.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이 얼마나 많냐 적냐의 문제보다, '그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를 하느냐 안 하느냐'가 투자자에게 훨씬 더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어야 기업 스스로도, 투자자들도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처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보고서의 미덕은 '솔직함’입니다. 보고서를 볼 때 '너무 좋은 기업인데? 너무 좋은 말밖에 없는데? 그런데 숫자는? 과거 실적은?' 이런 생각이 든다면, 미덕을 갖춘 보고서는 아닌 것이죠. 그럼 실제 보고서도 한 번 살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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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ESG 보고서인 ‘배민스토리 2023’을 온실가스 배출량에 초점을 맞춰 살펴봤습니다. 먼저, 팩트북 앞에 위치한 스토리텔링 파트에서 온실가스 감축량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2021년에 배민이 직접 온실가스와 간접 온실가스를 얼만큼 배출했는지 알 수 있다습니다. 해당 페이지를 보면 직접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축했지만,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스토리텔형 파트만 보았을 때 배민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알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온실가스 배출량 수치를 측정하거나 혹은 공개한 게 2021년부터여서 연도별 추이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2021년과 2022년만 비교가 가능해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알 수 없어 배민이 감축에 얼마나 진심인지, 2023년의 변화는 계획 대비 얼마나 성공 혹은 실패한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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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셨어요?
🌼: 주거와 도시재생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법에 대해 흥미가 생겼어요. 요즘 사촌언니가 육아로 힘들어하는 걸 보면서, 부부 둘이 아이 하나를 케어하는 게 이렇게나 힘들구나 실감했는데요. 밥도 잘 못 먹고, 잠도 잘 못자고 아이를 어떻게 바르게 양육해야 할 지 친척들에 고민을 늘어놓는 걸 보면서 이런 세대 간의 교류가 있는 공동체 주거 라이프스타일이 육아 문제 (혹은 다른 다양한 사회문제도)의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 저도 원가정을 벗어나 생활할 때 이런 형태의 포용적 주거를 시도해볼 수도 있겠다는 느낌!
🍋: 이번에는 탄소배출량에 초점을 맞춰 ESG 보고서를 살펴보았습니다. 탄소배출량을 다룰 때 중요하다고 언급된 ‘얼마나 솔직하게 공개하고 있는지’, ‘계획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실제로 매년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는 비단 환경 영역이 아니라 다른 영역에도 적용되는 중요한 지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관점을 가지고 다른 영역들도 살펴보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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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소셜 섹터 스터디를 위한
두 학습자의 아카이빙 프로젝트
잇티(itT)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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