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찾아뵙습니다.😅 27호에서는 2025년 국내 교육 이슈와 국제적인 장애 접근성 이슈에 대해 다룹니다. 고교학점제는 무엇인지! 그리고 2025 Global disability summit에서는 어떤 의제가 있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호까지 핀란드 교육에 대해 살펴보며, 국내 교육 이슈에도 관심이 생겼는데요. 문재인 정부 때부터 계속해서 논의된 고교학점제가 올 해 전면 시행된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고교학점제와 관련된 글들을 살펴보며 여전히 논의가 필요한 영역이 많다고 느꼈어요.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많은 이해관계자 중에서도 교사를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고교학점제란?

많은 분들이 고교학점제에 대해 알고 계시겠지만, 한 번 더 어떤 정책인지 짚어볼까요. 고교학점제는 학습자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하는 제도예요. 교과별로 이수 성취 기준에 도달하는 학생에게 학점을 부여하고, 과목별로 학점이 누적돼요. 미리 정한 최소 졸업 학점에 도달하는 학생은 졸업할 수 있어요.

이러한 고교학점제는 기존의 단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교육과 다른데요. 단위제에서는 학습의 양과 최소한의 성취기준이 명확하지 않았어요. 반면 학점제는 학습자가 교과목에서 이수해야 하는 학습 양과 최소의 성취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해 이수 여부를 판단해요.

고교학점제의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학생의 선택이에요. 표준화된 교육에서 벗어나 자율성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정책인데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게 과목 선택의 기회를 가져요. 이를 통해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고자 하는 제도가 고교학점제예요.

고교학점제 도입 배경은?

사실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와 교육 과정 다양화를 강조한 교육 철학의 등장은 오래되었어요. 김대중 정부에서는 7차 교육과정에 선택 과목을 도입했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영어, 수학 괌고에서 무학년제와 학점제를 도입하기도 했어요. 이후 2015 교육과정 개정에는 문,이과 단순 구분을 폐지했어요.

이러한 배경을 토대로 2017년 문재인 정부는 교육 정책 1호 공약으로 고교학점제를 발표했어요. 이후 2018년에 연구 및 선도 학교 105개교 운영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마이스터교 51개교에 고교학점제를 도입했어요. 2022년 특성화고 전면 도입을 거쳐 올 해는 전체 고등학교에 전면 시행 중이에요.

하지만 2018년에 발표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에서 정부가 각 대학의 정시 전형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하라고 권고하면서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와 엇박자를 보이는 정책이 등장했고요. 또 2023년에 확정된 2028 대입 제도 개편에서는 고교학점제 취지에 따라 선택과목 내신이 전면 절대평가화될 것이란 전망을 깨고, 상대평가 5등급 점수를 함께 기재하기로 결정되면서 고교학점제 시행을 둘러싼 논의는 계속되고 있어요.

새롭게 도입된 고교학점제, 이에 따라 교사가 경험하는 변화는?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가장 큰 변화를 경험하는 대상은 학습자, 학부모, 교원일 거예요. 그 중 교원은 고교학점제를 취지에 맞게 시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예를 들어 고교학점제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의 선택권 보장은 교사 수급 이슈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제공할 수 있는 교사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니까요.

고교학점제로의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어려움 중 하나로 교사 수급 문제는 꾸준히 대두되었어요. 안영은(2022)보고서의 인식 조사에서는 고교학점제의 쟁점으로 교사, 강사 수급 문제가 부각되어 나타났어요(4.20점, 5점 척도). 허 주 외(2020)의 연구에서는 일반 고등학교 학생들의 교과목 수요를 조사하고 교사의 주당 수업 시수와 학급당 학생 수를 달리해 고교학점제에서 과목 개설 시 필요 교원 수를 추산했는데요. 그 결과, 현재 고등학교의 교수 인력으로는 고교학점제 시행이 어렵다고 제시해요. 또한 기존에는 필요 교원 수를 학생 수를 기준으로 추산했어요. 하지만 고교학점제에서는 교과별로 단위 수가 다르고 학급별로 학생 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으로 교사 몇 명을 증원해야 한다는 등의 단순 산술적 접근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해요.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습자의 교과목 선택 범위가 넓어지기 때문에 교사는 본인의 전공 표시자격에 따라 교과목을 맡는다 하더라도 심화된 과목 또는 전공과 유사한 교양 과목 등의 다과목을 지도해야 하는 부담도 생겨요. 하지만 해당 연구에서는, 교사의 95.9%가 한 개의 전공 표시 자격을 갖고 있다고 제시해요. 또한 타 과목을 가르친 경험이 없다는 응답이 62.5%였고, 타 과목을 가르칠 의향이 없다는 응답 또한 64.4%로 나타났어요. 이를 미루어 교사들이 가르친 경험이 없는 새로운 교과목 지도에 부담을 갖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어요. 실제로 조용(2023)의 교원 대상 인터뷰에서는 “갑자기 심리학 수업을 밭게 되었어요. 저는 그에 관한 연수를 들은 적도 없고, 당연히 자격증도 없는데, 영어 시수가 적어서 맡을 수밖에 없었어요.”와 같은 사례가 제시되었어요.

이렇게 교사 수와 관련해 교사가 다과목을 지도해야 하는 상황과 더불어 교사는 새로운 업무를 맡게 돼요. 학생 개별 시간표 관리, 미이수 학생 지도 등의 업무가 추가돼죠. 동시에 학습자는 각자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이동하여 듣기 때문에 교사가 학생과 개별적인 상담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추가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요.

이러한 교사의 변화를 단순히 교사의 부담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요. 수업에서 교사의 부담은 결국 수업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에요. 특히 학생의 과목 선택 수준을 넘어 학습의 질을 관리하고자 하는 고교학점제에서 교사의 수업에 대한 부담은 매우 중요하게 다뤄야 할 문제예요.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방안들은?

이러한 고교학점제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방식이 논의되고 있어요. 공동 교육과정 운영, 학교 밖 교육, 순회 교사 시스템 확대 등인데요. 먼저 공동 교육과정 운영은 희망 학생이 적거나 교사 수급 곤란 등으로 단위 학교에서 개설이 어려운 소인수 과목이나 심화 과목을 학교 간 연계와 협력을 통해 운영하는 교육과정이에요. 교육부와 교육청에서는 온라인 공동 교육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피드백도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고 있고요.

학교 밖 교육은 공동 교육 과정을 학교 내에서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혹은 대학과 같은 연구 기관과 협력해 진행하는 방식이에요. 대학, 연구기관, 지자체, 청소년 체험 시설 등 공공성을 가진 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거죠. 농산어촌에 위치한 학교에서는 지역과 연계한 수업 또는 마을 교육 자원을 활용할 수 있고요. 실제로 학교 밖 교육은 해외의 고교학점제 실행에 적용되어 실시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해요. 핀란드에서는 단위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학교가 지역사회와 협조해 학점 상호인정 체계를 갖추기도 해요. 캐나다에서도 지역사회, 교육행정인력, 기업, 학교가 협력해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흥미와 관련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순회 교사 시스템은 교육지원청에서 각 학교에서 개설은 못하지만, 학생의 수강 희망이 높은 과목을 산출해 과목을 전담해 수업하는 교사를 채용한 후 해당 수업을 필요로 하는 학교에 순회를 나가도록 지원하는 제도예요. 교육청 단위에서 강사 채용을 하기 때문에 각 학교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순회 교사가 수업을 다니려면 학교끼리 시간표를 조율하는 상황이 발생해 현실적으로 운영이 간단하지 않다는 한계점도 있어요.

이렇게 확장된 교육 방식과 함께 고교학점제로 변화된 교원의 업무 환경에 맞춰 교사 전문성 개발 연수, 컨설팅, 유급 연구년 등의 지원 확대가 논의되고 있어요. 또, 교사 한 명이 다양한 과목을 담당해야 하는 상황이 이전보다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교사의 복수 및 부전공 자격 활성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요.

지금까지 교사를 중심으로 고교학점제로 인해 달라진 상황을 살펴보았는데, 어떠셨나요?